
올여름, 아이의 두 달을 어떻게 채울까요
해마다 여름이 오면 비슷한 고민을 듣습니다. "방학 동안 뭐라도 시켜야 할 것 같은데, 학원 한 곳 더 보낸다고 달라질까요?"
솔직히 한 곳 더 보내는 것만으로는 잘 달라지지 않더라고요. 방학이 무서운 건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너무 많아서거든요. 아침이 늦어지고, 하루가 헐거워지고, 책상 앞에 앉아도 뭘 먼저 해야 할지 모르는 채로 두 달이 흘러갑니다. 그리고 그 두 달은, 9월 성적표에서 생각보다 또렷하게 갈리죠.

그래서 저희가 여름에 제일 신경 쓰는 건 '무엇을 가르치느냐'가 아니에요. '하루를 어떻게 세우느냐'입니다.
CLS 썸머스쿨의 하루는 단순해요. 점심은 집에서 먹고 오후 1시에 옵니다. 그리고 가장 먼저 플래너를 펴죠. 오늘 할 공부를 30분 단위로 쪼개 적는데, 처음엔 다들 부담스러워해요. 계획을 빽빽하게 채워야 할 것 같으니까요. 그런데 이 30분 쪼개기의 진짜 목적은 정반대입니다. "내가 오늘 쓸 수 있는 시간이 이만큼이구나"를 눈으로 보게 하려는 거예요. 막연하던 하루가 손에 잡히면, 그제야 아이가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하죠.

그 위에 국어, 영어, 수학을 매일 올립니다. 국어는 『국어의 기술』로 지문 읽는 눈을 만들고요. 영어는 수능완성 어휘를 매일 200~300개씩 외운 뒤, 그날 바로 테스트해서 확인합니다. 수학은 욕심내 여러 권 건드리기보다, 자기 수준에 맞는 한 권을 끝까지 봐요. 정규 수업은 그 사이에 있습니다.
수업 앞뒤로 이 세 가지를 직접 점검받아야 하루가 끝나거든요. 배운 건 그날 안에 닫는다 — 여름 내내 지키려는 단 하나의 원칙이죠.

운영 시간은 오후 1시부터 9시까지, 더 하고 싶은 학생은 10시까지 남습니다. 다만 오래 앉아 있는 게 목표는 아니에요. 자습실에 아이를 가둬두기만 하는 여름은, 솔직히 거의 실패하더라고요. 시간이 아니라 '오늘 내가 무엇을 닫았는가'가 남아야 하니까요.
고등부 학부모님껜 한 가지를 더 말씀드리고 싶어요. 고1·2·3 학생은 이번 여름에 저와 1:1로 마주 앉습니다. 모의지원을 직접 해보고, 지금 성적으로 어디를 어떻게 노려야 할지 같이 들여다봐요. 막연한 불안이 사람을 제일 지치게 하잖아요. 방향이 보이면, 왜 이 여름을 버텨야 하는지 아이 스스로 납득하게 됩니다.

거창한 약속은 하지 않을게요. 다만 이번 여름, 아이가 '하루를 스스로 세우는 법'과 '끝까지 해본 경험' 하나만큼은 분명히 가져가도록 곁에서 돕겠습니다. 궁금한 점은 편하게 연락 주세요. 오셔서 아이 이야기부터 같이 나눠도 좋고요.
